[여의도풍향계] 되풀이되는 '심판론'…프레임 전쟁 가열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다가올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서로를 겨냥한 '심판론'을 들고 나왔습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은 '운동권 청산'을 더불어민주당은 '검찰 독재 청산'을 각각 내걸며 프레임 전쟁에 시동을 걸었는데요.<br /><br />역대 총선에서 반복된 이 프레임 전쟁, 과연 누가 웃었을까요?<br /><br />임혜준 기자가 여의도 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'프레임 이론'은 미국의 언어학자, 조지 레이코프가 자신의 저서 '코끼리는 생각하지마'에서 처음 언급했습니다.<br /><br />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이러니 하게도 코끼리를 떠올릴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죠.<br /><br />이를 선거에 적용해보면, 상대방을 어떤 '생각의 틀'에 갇히게 해 결과적으로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.<br /><br />여야가 매 선거 때마다 '프레임 전쟁'을 거듭하는 이유죠.<br /><br />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19대 총선으로 거슬로 올라가 볼까요.<br /><br />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, 어김없이 정권심판론 들고 나왔습니다.<br /><br />'박근혜 비대위' 띄워가며 변화를 시도하는 여당에 'MB 연장선'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몰아세웠는데요.<br /><br />'이명박근혜' 라는 신조어도 야당이 띄웠죠.<br /><br />여당인 새누리당, 당명도 바꾸고 노선도 바꾸며 야당의 'MB 덧씌우기' 프레임에 정면 맞섰습니다.<br /><br />친 MB계 인사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등 쇄신에 주력하면서 오히려 '미래 정권론'을 부각시켰습니다.<br /><br />총선 결과, 152석을 얻은 새누리당의 완승이었습니다.<br /><br />전당대회 돈봉투 사건,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파장 등 당시 야당으로선 선물같은 호재가 잇따랐지만, 국민은 '야당 심판'에 손을 들어줬습니다.<br /><br /> "정말 새로운 정치로 저희를 지지해주신 것을 후회하시지 않도록 그리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."<br /><br /> "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. 수많은 시민들을 투표장으로 모시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저희에게 있습니다."<br /><br />그렇다면 4년 뒤는 어땠을까요.<br /><br />박근혜정부 시절이던 2016년 20대 총선에선 여야 모두 경제 문제를 최대 이슈로 부각시켰습니다.<br /><br />여당인 새누리당, 경제활성화, 노동개혁 법안 처리가 번번히 가로막히자 야당을 '정부 발목잡는, 반개혁 세력'으로 몰아붙였습니다.<br /><br />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, 박근혜 정부 집권 후반기였던 만큼 이 때를 놓치지 않고 경제 정책에 실패한 '무능 정부' 프레임을 걸었습니다.<br /><br /> "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이죠. 이제 우리가 야당을 심판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."<br /><br /> "새누리당 정권의 잃어버린 8년을 심판하고 서민과 중산층, 보통사람들의 경제주권을 회복하는 선거입니다."<br /><br />결과는 어땠을까.<br /><br />122석 대 123석. 불과 1석 차이로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패하며, 제1당 타이틀을 넘겨줘야 했습니다.<br /><br />야권 분열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신 것, 고질적인 계파 갈등에 지친 국민이 이번엔 '정권 심판론'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.<br /><br />박 전 대통령이 절박하게 외친 '국회 심판론' '배신의정치 심판론',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죠.<br /><br />이제 직전 선거 이야기 해볼까요.<br /><br />2020년의 21대 총선.<br /><br />문재인 정부 4년 차에 실시된 선거로, 정부 중간 평가적인 성격을 띄었죠.<br /><br />가장 큰 특징은 전례없는 전염병 시국 속 치러졌다는 겁니다.<br /><br />때문에 여야,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'선방했다' '실패했다' 각각 외치며 또다시 '심판론'을 총선 화두로 올렸습니다.<br /><br />이밖에도 양당, 서로의 아킬레스건 격인 조국 전 장관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선거판에 소환하며 또다른 프레임 전쟁에 불을 붙였습니다.<br /><br /> "우리는 코로나 전쟁을 이겨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는 일에 집중하며 선거에 임할 것입니다."<br /><br /> "4·15 총선은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결정적 기회입니다.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끝장내는 정권 심판의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."<br /><br />결과는 여당, 민주당의 완승이었습니다.<br /><br />180석, 압도적 의석수를 얻게 됐는데요.<br /><br />전세계적 팬데믹 속에서 이른바 '코로나 민심', 집권 여당에 다시한번 힘 실어주는 '안정론' 승리로 나타난 겁니다.<br /><br />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올해 총선도 다르지 않습니다.<br /><br />다만 이번에는 '정권 심판' '야당 심판'의 공방에선 살짝 빗겨간 모습이 특이한데요.<br /><br />여당은 '운동권 청산', 야당은 '검찰독재 청산'을 각각 공세 포인트로 삼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이 프레임 전쟁, 두 당대표가 앞장서 시동을 걸었습니다.<br /><br /> "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 세력과 개딸 전체주의 세력과 결탁해서 자기가 살기 위해서 나라 망치는 것 막아야 합니다."<br /><br /> "자객 공천 이런 얘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지금 청산해야 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사 독재입니다."<br /><br />제3지대 통합 신당, '개혁신당'은 '거대 양당 심판'을 외치며, 참전 깃발을 꽂았습니다.<br /><br /> "정치 개혁의 측면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가장 적극적인 개혁은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의미없는 정쟁의 종말입니다."<br /><br />이번 총선, 시기적으로 보면 윤석열 정부 집권 3년차에 맞는 중간 평가적 성격을 띕니다.<br /><br />보신 것처럼 역대 선거, 민심은 여당에 힘을 싣기도 하고, 야당의 손을 들어준 경우도 있습니다.<br /><br />거대 양당의 선거전 채비 속에 제3지대까지 뛰어든 이번 총선, 유권자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요?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 (junelim@yna.co.kr)<br /><br />PD 김효섭<br />AD 김희정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...